- Description
책 머리에
새 회상 법모(法母)이시니
정산종사 탄생 1백주년 기념 성업(聖業)이 출가(出家) · 재가(在家) 전 교도님들의 보본(報本) 정신에 힘입어 거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탄백의 기념 성업은 원불교의 경사이요, 인류가 함께 축복하는 큰 법잔치입니다.
정산종사님은 어떠한 분인가요. 잘 알려진 대로 어릴 적에는 범상(凡常)을 벗어나 남다른 구도(求道)와 경세(經世)에 뜻을 두셨고, 새 회상 일원대도(一圓大道)의 주세불(主世佛)이신 소태산 대종사님을 친견하신 후에는 고금 불법의 신의(信義)로써 회상 창립의 대업(大業)을 보필하시고 봉대하셨으며, 주세 경륜(主世經綸)의 혜명(慧命)을 이으시어 종법사(宗法師) 위(位)에 오르신 십구개 성상은 시국(時國)의 혼란과 환후 침중한 중에서도 교단을 반석 위에 세우시고 일원대도의 법등(法燈)을 드높이 밝히신 개벽의 아성(亞聖)이시요 자비(慈悲)의 어머니시며, 제법(制法)의 법모(法母)이시요 새 회상 대각여래위(大覺如來位)이십니다.
필자는 ≪정산종사 법설≫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지난 수년동안 화두(話頭)처럼 궁금려온 ‘정산종사님은 과연 어떠한 분이신가’에 대한 답답하고 무거웠던 짐을 잠시 내려놓고 독자 제현들의 아낌없는 지혜의 가르침을 경청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원광≫을 통해 ≪정산종사 법설≫ 발간의 의의에 대하여 몇 차례 밝혔습니다만 이 법설집은 열반 16주기를 맞는 8월 1일 김영신 대봉도께서 약 50여 권의 법설 관련 수필(受筆) 노트를 필자에게 남김으로써 비롯됩니다.
김영신 대봉도께서는 원불교 최초의 여자교무이요, 공타원 조전권 종사와 함께 정녀(貞女) 1호입니다. 초기 교단시절, 경기도에서 졸업하신 엘리트 여성이었던 김영신 대봉도께서는 이모이신 구타원 이공주 종사와 함께 소태산 대종사님의 눈과 귀가 되고 손발이 되어 각종 교단창건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소태산 대종사님 · 정산종사님 · 대산종사님 등 세 여래불(如來佛)의 법문수필, 교리해설, 시가(詩歌), 산문, 회계관련 문건 등 교단사의 중요한 발자취를 남겨 놓으셨습니다.
서원일념(誓願一念)으로 평생동안 기록하신 그 많은 내용 가운데 정산종사 탄생백주년 기념 성업의 일환으로 정산종사님의 법설 부분을 정리하여 ≪정산종사 법설≫이라는 제목으로 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어 미약하나마 후진(後進)의 도리에 보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산종사님의 인품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지고지순(至高至純) 그 자체이시요, 드높은 경세(經世)의 가르침은 후천개벽(後天開闢) 시대의 대전환기에 유(儒)·불(佛)·도(道)·기(基)의 진리를 법고창신(法古創新)하셨습니다.
그러나 열반하신 지 39년, 이러한 측면의 전모를 체득(體得)하고 밝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 ≪원불교 전서≫에 합본된 ≪정산종사 법어≫ 발간의 편찬요강 6항에 "총 건수는 대체로 ≪대종경≫ 건수를 훨씬 넘지 않도록 한다." 라는 분량의 잠정적 한정을 명시하여 추진되었던 관계로 지금에는 정산종사님의 인품 · 사상 · 경세관 등을 밝히는 데에 사후 공식적인 자료에 국한될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는 안타까운 심경이 없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산종사 법설≫은 기존 각종 발표된 자료를 보완하는 몫을 기대해 봅니다. 이 법설집은 대략 원기 25년경부터 원기 47년 열반까지의 공식 · 비공식 법문을 수필한 것을 정리한 것으로 특히 종법사 즉위 전 영산과 총부 교감 재직시, 또는 지방교당에서 설법법사로 초빙되어 설법하신 미발표 법문이 많기에 앞으로 교학(敎學)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이미 ≪정산종사 법어≫나 기타 자료에 발표된 법문도 함께 ≪정산종사 법설≫에 포함시킨 것은 김영신 대봉도께서 수필하신 법문 또한 불경(佛經) 결집(結集)의 여시문(如是我聞)일 수밖에 없는 까닭으로 상황성과 시사성을 높여준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곧 기존의 법문들이 어떤 점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축약되고, 또 도덕적 훈육(訓育)에 중점을 두어 인품과 상황이 동떨어지지 별개의 법문을 하나의 법문으로 엮은 것이 없지 않기에 이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입니다.
물론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공식 법문에 어떠한 비판적 시각이 아님을 밝힙니다. 필자는 자료집 성격의 이 법설집이 미발표 법문에 있어서는 교단에서 공식적인 기구가 구성되어 재증정하였으면 하는 바람이요, 기존 발표법문의 상황성 법문을 포함시킨 것은 후학 연구자들을 위한 것이므로 앞으로 더욱 옥석(玉石)을 가리는 작업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법설집은 향후 교단에서 어떠한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가치의 경중이 판가름난다고 봅니다. 원불교의 교서편찬물을 말하였던 ≪정화사(正化社)≫가 원기 62년에 해체된 이후 23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의 공식적인 교서편찬이 간과되어 초기 교단의 원불교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던 기록문화, 그 중에 특히 각종 교서편찬 및 선진유교 발간 등의 중차대한 분야에 소홀할 점은 없느냐 하는 반성과 안타까움이 없지 않습니다. 물론 좌산 종법사님께서 크신 경륜으로 영역 교전을 비롯하여 각국 언어로 번역을 추진해 오신 성과는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정산종사를 모신 인물≫이라는 단락으로 약 1백여 명을 선정하여 ≪원광≫에 취재 · 연재를 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언제부터인가 '역사의 기록' 분야가 퍽이나 미흡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교단의 종사위(宗師位) 등 크신 어른들에 대한 경륜과 업적, 평생 남기신 자료 등에 대하여 수집과 검토, 정리와 영구보존 및 유고집 발간에 이르기까지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소태산 대종사 박물관≫ 옆에 별관이 준공되고 관계 부서나 기관에서 이러한 점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계획을 세워 추진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현재는 거의 가시적 성과가 없는 듯 합니다.
≪한국의 지성과 원불교≫라는 책을 기획하여 본사 박혜명 편집인을 모시고 약 60여분의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종교 등을 대표하는 분들과 인터뷰를 하는 중에 고은 시인께서 정산종사님에 대하여 이렇게 회고 하셨습니다.
“정산종사님은, 보름달이셨습니다. 첫눈에 도인(道人)이셨고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운 큰 그릇이셨습니다. 남루한 저의 모습을 보시고 먼저 웃 두벌을 주셨으며, 가까이 오게 하여 아주 자세히 세세곡절 물으셨습니다. 선객(禪客)처럼 몇 마디 탁 던지시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어머니 품속같이 이겻저것 하나도 빠짐없이 물으셨습니다.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임자를 제대로 만난 것입니다."
숭실대의 안병욱 전(前) 교수도 정산종사님 열반 1년 전쯤 교무강습(훈련) 때 '현재 사상'을 강의하기 위해 총부에 왔다가 정산종사님을 뵙고는 “얼마나 수양을 하셨으면 저렇듯 화열(和悅)이 넘치실까.” 하며 감동하여 ≪아름다운 창조≫라는 책에서 “아름다운 얼굴,”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게 되는 것은 잘 알려진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입니다.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운 큰 그릇, 화열의 자비불 정산종사님!」. 그런데 필자는 유감스럽게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영원한 감동을 얻는 기연(機緣)이 없었습니다. 정산종사님을 생전에 뵙지 못했습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형(오응선)으로부터 선진교유선 제1권 ≪정산종사 법설집≫을 선물 받아 붓글씨 연습의 글귀로 삼았던 것이 기연이라면 기연입니다.
당시 이렇다할 붓글씨의 글귀를 구하지 못한 필자는 이 책이 유일한 것이었고 더욱 법문에 감동되어 중 · 고등학교 때에는 거의 외울 정도가 되도록 쓰고 또 썼습니다. 어린 시절에 붓글씨 글귀로 받들었던 정산종사님의 법설들은 그 후 출가(出家)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뵙지는 못했지만 ‘정산종사님을 닮아가자’는 각오와 ‘정산종사님은 과연 어떠한 분이신가’하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뇌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눈길을 떼지 않았습니다.
사실 ≪정산종사 법설≫은 이러한 관심에서 비롯됩니다. 융타원 김영신 대봉도님의 법문 수필 노트를 얻게 되는 경위와 ≪원광≫에서 ≪정산종사를 모신 인물≫ 기획 · 연재, 정산종사님에 관련된 각종 특집이나 기획 기사 등 결코 쉽지 않은 일들에 오랫동안 매달려 왔습니다.
이 ≪정산종사 법설≫은 가능한 정산종사님의 표현방식과 당시의 상황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어(造語) 등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또한 제1편 마음공부에서 제9편 ≪불교정전≫ 의해로 나눈 것은 편의상 법문의 성격별 분류일 뿐, 이 법문들이 어떠한 순서나 계획에 의해서 내려진 것이 아니기에 독자 제현들께서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법문의 내용상 인물, 지역, 풍습, 인거된 예화 등에 대한 해설관련 사항은 필자가 ≪정산종사 법설≫ 발간 이후 또다시 주해(註解) 성격의 참고자료 책자를 통해 보완하고자 합니다.
≪정산종사 법설≫ 발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의 성원과 힘이 모아졌습니다. 특히 산타원 고현종 원로교무님께서 ≪유일학림≫(현 원광대학교) 당시 정산종사님을 모시고 받들었던 법문 수필 노트를 주시어 많은 법문을 추가시킬 수 있었고, 더욱 융타원 김영신 대봉도님과 함께 받들며 수필하신 부분은 내용의 명확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좌산 종법사님께서 말씀하신 “법설의 일언일구(一言一句)도 놓치지 말라”는 유지를 받들어 교정원 교화부에서 수집한 법문들과 필자를 비롯해 오정행 · 정도연 교무, 천지은 기자가 함께 엮은 ≪원광≫의 <정산종사를 모신 인물>이라는 단락에서 수집한 법문들도 포함시켰음을 밝힙니다. ... 역은이 오선명
- Contents I 목차
정산종사 연보
발간사 / 박혜명 교무 (월간원광사 사장)
책머리에 / 엮은이 오선명 교무 (월간원광사 편집장)
제1편 마음 공부
제2편 공도의 주인
제3편 도덕 천하
제4편 하나의 세계
제5편 자비하신 스승님
제6편 생사 대사
제7편 불법 대해
제8편 편편 교리
제9편 <불교정전> 의해
정산종사 법설 (수필 법설집)
Author
오선명 교무 엮음
- 정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 법설집
Publisher
월간 원광사Publication Date
08/26/2000 (재판)
Pages
464
Bookbinding
Hardcover
Product Dimensions
5.50(W) X8.25(H) X 0.75(D) inches
ISBN
2018114000012
Language
Korean